의정부시, 태조‧태종 의정부행차 620년 만에 재현…‘회룡문화제’ 백미로 선보여


군사도시 넘어, 역사적 정체성 되살려 문화도시로 도약

 

(한국글로벌뉴스 - 박소연 기자) 의정부시는 ‘제40회 회룡문화제’의 핵심 프로그램으로 ‘태조‧태종 의정부행차’를 620년 만에 재현하며, 의정부의 역사적 정체성을 되살리는 새로운 전환점을 마련한다.

 

‘군사도시’라는 과거의 이미지를 벗고, 태조와 태종의 역사적 화해 서사를 현대적 콘텐츠로 확장해 의정부를 정체성 있는 ‘문화도시’로 탈바꿈시킬 방침이다.

 

특히 이번 행사는 의정부의 역사자산을 브랜드화하고, 이를 문화‧관광‧산업으로 확장해 ‘베드타운’에서 ‘체류형 문화도시’로 나아가는 전환점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태조‧태종의 만남, 의정부 정체성 회복의 출발점

의정부는 조선 초 국정을 논의했던 도시이자, 태조와 무학대사의 회룡사 일화, 전좌마을 등 풍부한 역사 이야기를 품고 있다.

 

그러나 지금까지는 ‘부대찌개 도시’로 대표되는 군사 중심 도시 이미지가 더 강하게 남아 있었다.

 

이번 행사는 이러한 과거 이미지를 넘어 역사문화를 바로 세우고, 미래를 향한 큰걸음을 내딛는 출발점으로 마련했다.

 

의정부, 왕의 도시로서의 역사적 의미

의정부는 전주, 수원과 더불어 ‘왕의 도시’로 불릴 만큼 깊은 역사성을 지닌 곳이다. 『조선왕조실록』에 따르면 태조 13회(숙박, 사냥, 강무, 경유), 태종 17회(태상왕 맞이, 사냥, 강무), 세종 13회(강무, 사냥), 단종 1회(사냥구경), 세조 10회(사냥, 강무) 등 모두 54차례 임금이 의정부를 찾은 기록이 전한다.

 

이번 행사는 이러한 역사성을 되새기며 의정부가 진정한 왕의 도시라는 굳건한 정체성을 회복하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역사적 고증을 바탕으로 한 철저한 준비

시는 이번 재현 행사를 앞두고 역사성과 장소성, 행렬과 복식에 대해 학술적 고증을 거쳐 철저히 준비했다.

 

『태종실록』 기록을 토대로 당시 태조와 태종의 만남을 재현하고, 전문가 자문과 학술회의를 통해 행차 경로와 전좌마을의 역사적 의미를 검증했다.

 

또한 세종 시기에 관제와 복식이 확정되기 전이라는 시대적 특성을 반영해, 고려 말~조선 초 복식을 기준으로 한 전국 최초의 왕의 행렬을 기획했다. 이를 통해 단순한 재현이 아니라 역사적 사실에 근거한 의정부만의 차별화된 축제로 준비했다.

 

의정부에서만 볼 수 있는 왕실 행차, 역사적 장면의 재현

이번 태조‧태종 의정부행차는 조선 개국 이후 처음으로 태조와 태종 두 왕이 함께하는 행렬을 재현한다.

 

함흥차사로 대표되는 갈등을 넘어 극적인 화해를 이룬 역사적 의미를 담아, 의정부만의 차별화된 콘텐츠로 선보인다.

 

전국 최초로 시대 고증에 기반한 왕실 행차로 기획돼, 다른 지역 축제와 뚜렷이 구분된다.

 

두 왕은 각각 다른 출발지에서 행차를 시작하고, 화해 의식을 치른 뒤 함께 한양으로 향하는 구성을 통해 역사적 사실을 생생하게 전달한다.

 

두 왕의 극적인 화해, 의정부에서 되살리다

이번 태조‧태종 의정부행차는 함흥차사로 상징되는 갈등을 넘어, 의정부에서 이뤄진 태조와 태종의 극적인 화해를 주제로 재현된다.

 

설화 속 갈등 장면을 극적으로 표현하는 동시에, 태종을 임금으로 공인하는 어보 전달 장면을 통해 화해의 의미를 선명히 드러낸다.

 

특히 『태종실록』에 기록된 태조의 만수무강을 기원하는 헌수례를 재현해 진정한 화해와 통합의 메시지를 시민들에게 전한다.

 

이 의식은 시청 앞 시민교 특설무대에서 웅장하게 펼쳐질 예정이다.

 

시민 참여로 완성되는 의정부만의 역사 축제

이번 행사는 전문 배우뿐 아니라 시민들의 폭넓은 참여로 꾸며진다.

 

태조와 태종의 배역은 배우 김승수와 정의갑이 맡지만, 원경왕후‧양녕대군‧태조의 최측근과 태종의 주요 대신 등 주요 인물들은 시민 오디션을 통해 선발한다. 이번 공모에는 88명이 응모했으며, 최종 오디션을 통해 22명의 주요 배역을 확정한다.

 

왕실 행차에는 총 560명이 참여하며, 이 가운데 350명은 시민 공모를 통해 선발한다. 여기에 전문배우 150명, 취타대 60명이 더해져 시민들이 주도하는 행렬을 이끈다. 또한 별도로 400여 명의 시민이 각 동(洞) 깃발을 앞세우고 후미에 합류해 목적지까지 함께 행진한다.

 

이번처럼 1천 명 규모의 인원이 참여하는 대규모 시민 주도 왕실 행차는 전국 최초의 시도로, ‘시민이 만들어가는 역사 재현’의 모범이 될 전망이다.

 

군사도시를 넘어, 문화수도로 가는 첫걸음

이번 행사는 군사도시의 이미지를 벗고 의정부가 문화도시로 발돋움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의정부의 역사를 시민들에게 널리 알리고, 역사적 자부심을 높이는 효과도 클 것으로 보인다.

 

문화도시는 시민의 단합 속에서 완성되는 만큼, 이번 축제를 통해 역사적 정체성에 바탕을 둔 참여와 합심이 이뤄지며, 변화하는 의정부의 서사를 새롭게 써 내려가는 전환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아울러 이번 재현은 북부 문화수도로 나아가는 첫걸음이자, 시민들의 문화적 긍지와 통합을 이끌어내는 중요한 계기가 될 전망이다.

 

김동근 시장은 “620년 만에 재현되는 태조‧태종 의정부행차는 우리 도시의 정체성과 자긍심을 되살리는 역사적 장면”이라며 “이번 회룡문화제가 시민 모두가 함께 만드는 문화 축제가 되고, 의정부가 군사도시 이미지를 넘어 문화도시로 도약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제40회 회룡문화제’는 9월 27일부터 28일까지 이틀간 전좌마을(회룡사 입구 사거리) 일원에서 열린다. 태조‧태종 의정부행차는 28일 의정부 예술의전당 및 예총에서 출발해 의정부역 동부교차로, 호원2동 주민센터를 거쳐 전좌마을 특설무대까지 약 4.5km를 이동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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