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글로벌뉴스 - 진입유 기자) 시네마테크 서울아트시네마는 2월 3일부터 10일까지 주한이탈리아문화원, 베니스비엔날레재단과 공동 주최로 ‘제9회 베니스 인 서울’ 영화제를 개최한다.
2020년에 열린 제77회 베니스 국제영화제의 주요 상영작들을 서울의 관객들에게 소개하는 자리로, 개막작 엠마 단테의 '마깔루조 다섯 자매'를 포함, 클라우디오 노체의 '우리 아버지' '달콤한 인생에 관한 진실' 등 모두 일곱 편의 뛰어난 이탈리아 영화들을 준비했다.
개막작인 '마깔루조 다섯 자매'는 배우들의 자연스러운 연기와 함께 한 개인에게 닥친 불행을 긴 시간 동안 섬세한 손길로 위로하는 수작이다.
2020년 베니스 국제영화제 남우주연상을 수상한 '우리 아버지'는 가족에게 벌어진 일 때문에 혼란을 겪는 순수한 아이를 주인공으로 등장시켜 이탈리아 사회의 오래된 그림자를 색다른 관점으로 조망하는 작품이다.
신선한 시도가 돋보이는 영화를 만나볼 수 있는 오리존티 섹션에서 상영된 작품들도 준비되어 있다.
오리존티 부문 최고 각본상을 받으며 젊은 이탈리아 영화가 탄생했다는 찬사를 받은 피에트로 카스텔리토 감독의 '포식자들'은 대조적인 두 가족의 모습을 통해 물질주의, 파시즘 등 현대사회의 여러 문제를 유쾌하고 날카롭게 다룬다.
또한 현재 가장 주목받는 배우인 알바 로르와처가 출연해 눈길을 끄는 지난해 베니스영화제 개막작 '끈'은 서로를 향한 불신으로 병든 가족의 슬픈 초상을 보여준다. 하지만 이 영화는 대담한 전개로 예상 밖의 결론을 향해 가며 깊은 인상을 남긴다.
장르적 분위기가 돋보이는 '아산디라'는 한 가족에게 닥친 비극 속에서 타자를 착취하는 위선자들의 추악한 면을 강도 높게 비판한다.
발레리아 골리노의 연기와 스릴러 장르의 분위기가 시너지 효과를 일으키는 '돌아온 아이'는 이탈리아의 아름다운 풍경과 함께 상실의 아픔을 극복하려는 주인공의 감정을 밀도 높게 그리고 있다.
마지막으로 페데리코 펠리니의 '달콤한 인생'에 얽힌 이야기를 흥미진진하게 그린 '달콤한 인생에 관한 진실'은 자본의 질서와 불화할 수밖에 없는 영화인들의 고군분투를 그리는 한편 당시 이탈리아 영화계의 생생한 목소리를 함께 확인할 수 있어 더욱 뜻깊은 작품이다.
이번 상영전에서 선보이는 일곱 편의 영화는 현재 이탈리아 영화계의 경향과 성취를 잘 보여주고 있다. 이 영화를 연출한 7명의 감독은 저마다의 관점으로 현재 우리가 직면한 문제를 자세하게 관찰한 뒤, 절망하지 않고 내일을 향해 걸어가는 사람들을 보여준다.
개인적 비극 속에서도, 시대의 아픔 속에서도, 사회의 부조리 속에서도 꿋꿋하게 희망을 모색하는 이번 프로그램들을 보며 관객들도 많은 영감과 용기를 얻을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