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글로벌뉴스 - 박소연 기자) 급격한 폭염과 폭우 등 이상기온 현상이 일상을 위협하는 가운데, 시흥시가 기후 변화에 적극 대응하기 위해 본격적인 행동에 나섰다.
시흥시는 지난 4월, 시민 건강과 직결되는 기후 위기에 대응하고자 ‘탄소중립 녹색성장 기본계획’을 수립했다고 밝혔다.
이번 기본계획은 시흥시의 지역적 특성을 반영해 건물, 수송, 폐기물, 농축산, 흡수원 등 5대 분야에 걸쳐 총 60개 세부 사업을 전략적으로 추진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이를 통해 시흥시는 2030년까지 2018년 대비 온실가스 배출량을 40% 줄이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감축 목표량은 총 1,024.5천tCO2eq으로, 이는 수령 20년 된 나무 약 1억 2천만 그루가 1년간 흡수하는 탄소량과 맞먹는 규모다.
2018년 기준 시흥시의 온실가스 배출량은 2,556.3천tCO2eq에 달한다. 만약 지금과 같은 수준의 온실가스가 계속 배출될 경우, 국제사회가 경고하는 고탄소 시나리오(SSP5-8.5)가 현실화되며 21세기 후반기(2081~2100)에는 시흥시의 기온이 현재보다 최대 6.6℃까지 상승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시흥시는 이러한 기후 위기에 대응해 지방정부 주도의 에너지 전환을 본격화하고, 2050년까지는 완전한 탄소중립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또한, 종합적이고 효율적인 기후위기 대응을 위해 민관 협력을 확대하고, 시민 참여 정책을 강화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시민과 지방정부가 함께 만드는 탄소중립 생태도시 시흥’을 구현하겠다는 방침이다.
시 관계자는 “기후 위기는 더 이상 미래의 이야기가 아니라 지금 우리 일상의 문제”라며, “시민과 함께 탄소중립 생태도시를 만들어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탄소중립 핵심은 ‘에너지 효율화’
먼저, 시흥시는 관내 온실가스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건물, 수송 부분을 집중적으로 관리한다는 전략이다.
신축 및 기존 건물의 에너지 효율 강화, 건물 냉난방 연료의 탈탄소화 추진, 가정용 저녹스 보일러 보급 등으로 건물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부터 줄인다. 태양광, 지열 등 신재생에너지 보급 확대를 통한 환경친화적 에너지 사용 구조 전환도 병행한다. 시흥시는 2017년 배곧신도시에 6.16MW 규모의 연료전지발전소를 구축했으며, 시흥물환경센터 유휴부지에 건립 중인 4.84MW 연료전지발전소는 2026년 준공 예정이다. 특히, 2018년부터 총 9기가 건립된 시민참여(출자)형 햇빛발전소는 신재생에너지 생산과 더불어 시민 주도 탄소중립을 실현 중이다.
또, 시흥시 인구 증가로 교통량과 대중교통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친환경 차량 보급, 철도망 확충, 친환경 이동 수단 확대 등에도 주력한다. 현재 구축 중인 신안산선이 개통하면 연간 19천tCO2eq의 온실가스가 감축될 것으로 예상되며, 경강선 개통으로 연간 24천tCO2eq이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 전철망 구축에 따른 버스 노선 체계 개편 등으로 지속적인 온실가스 감축 노력을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도시 살리는 ‘그린 인프라’ 확대
시흥시가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노력과 더불어 대기 중 탄소를 흡수하는 자연 기반의 해법에도 집중하고 있다. 특히 산림과 같은 탄소 흡수원의 확대를 통해 탄소중립 달성에 한 걸음 더 다가서겠다는 방침이다.
시는 탄소 흡수뿐 아니라 미세먼지 저감, 폭염 완화, 시민의 휴식처 제공 등 다양한 효과를 지닌 숲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나무 심기 사업과 공원 확대에 적극 나서고 있다. 생활권 주변에 녹지를 확장함으로써 시민의 건강과 삶의 질을 동시에 높일 계획이다.
이와 함께 시는 도시농업도 활성화한다. 교육형, 주택활용형, 농장형 등 다양한 유형의 도시농업 공간을 시민 생활권 내에 조성해, 누구나 손쉽게 친환경 농업을 체험하고 즐길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고 있다. 이를 통해 도심 속 생태 공간을 확충하고, 농업의 지속 가능성을 높이는 한편 시민과 함께하는 기후위기 대응 체계를 강화할 방침이다.
한편, 폐기물 관리 또한 시의 주요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2021년 이후 시흥시의 폐기물 발생량은 증가하고 있으며, 생활폐기물 재활용률은 55%로 경기도 평균인 61%보다 낮은 수준이다. 이에 따라 시는 폐기물 자원화를 통한 에너지 전환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지난해 문을 연 시흥시 클린에너지센터는 음식물류 폐기물과 하수 찌꺼기를 활용해 하루 약 3만Nm³의 바이오가스를 생산하고 있다. 이는 온실가스를 감축함과 동시에 자원을 순환시키는 친환경 정책의 일환으로, 지역 내 에너지 자립과 기후위기 대응에 기여하고 있다.

기후 위기 대응 역량 모은다…민관이 함께하는 탄소중립
시흥시는 이처럼 다양한 기후 대응 정책을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지역 내 기후 자원을 효과적으로 연계하기 위해 탄소중립 지원센터 지정을 추진할 예정이다. ‘시흥시 탄소중립 지원센터’는 온실가스 통계를 전문적으로 관리하고, 시흥시 맞춤형 온실가스 저감 모델을 발굴하며 실질적인 로드맵을 마련할 것이다. 또, 중앙정부 및 경기도 기후 정책과 연계‧협력,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기업 지원, 지역 내 다양한 이해관계자 간 소통 도모, 탄소중립 인식 제고를 위한 시민 교육 개최 등을 통해 시민과 함께하는 탄소중립을 실현할 것으로 기대된다.
나아가 시는 ‘시흥형 탄소중립 거버넌스’ 구성으로 민관 협업구조도 구축한다. 탄소중립 거버넌스는 기후 위기를 지역의 문제로 인식하고, 지역에서 주도적으로 탄소중립을 이행하는 지역 중심의 탄소공동체다. 대학, 기업, 시민단체 등이 도시개발, 생태환경, 교육 등 분야별 탄소중립 사업을 추진하며 지역사회 중심의 기후 위기 대응 역량을 강화할 예정이다.
임병택 시흥시장 “기후 위기 대응은 선택 아닌 필수…지방정부가 주도해야”
임병택 시흥시장은 “기후 위기는 더는 국가 차원의 문제도, 먼 미래의 이야기도 아니다. 시민의 삶과 지역을 지킨다는 비상한 각오로 지방정부 주도의 적극적인 에너지 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시흥시는 기후 위기 시대의 상징으로 떠오른 생명의 호수 시화호의 도시인만큼 탄소중립 실현에 적극 앞장서며 안전하고 지속가능한 시흥시를 만들어 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