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茶를 어떻게 마실 것인가


(한국글로벌뉴스 -박소연 기자) 

                                                       

 

 

 

 

                                                                                              안산행복예절관 관장 강성금

 

“차를 어떻게 마셔요? 방법을 잘 모르는데...” 찻잔 앞에서 자주 듣는 말이다. 이러한 질문은 곧 찻잔 속에 담겨진 차를 마시는 방법을 묻는 것이므로 “그냥 편안하게 드세요”라고 답한다. 그러면 어김없이 “이거 무슨 차예요?” 한다. “녹찹니다” “어디 녹차예요?” “보성에서 나온 찹니다” “보성 어디꺼예요? 지리산 차가 좋다던데...”.

 

아아- 괴롭다. 이럴 때 설명을 잘 해놓은 녹음테이프는 없을까. 茶 산지의 특성과 재배 방법, 茶는 언제 어떻게 따서 어떤 방법으로 만들어 어떻게 보관하며 어떤 찻그릇에 무슨 물로 우려야 하는지, 거기에 정성을 다한 마음이 지금 이 찻잔 속에 녹아져 있노라고, 달달달 읊조리는 녹음기 말이다.

그러나 “향이 아주 좋습니다” “아주 부드럽네요” “은은해서 편안합니다” 하는 사람도 있다. 똑같은 차를 마시고도 제각각 표현이 다르다는 것은 한마디로 답을 내리기가 어렵다는 뜻일 것이다.

 

당나라 조주선사가 “달마가 서쪽에서 온 까닭이 무엇입니까[如何是祖師西來意]” 하고 묻는 수행자에게 “끽다거(喫茶去)”하고, “불법(佛法)의 대의(大義)가 무엇입니까”하는 수행자에게도 “끽다거”, 했던 것처럼 무턱대고 그렇게 따라 할 수도 없는 노릇이니 궁여지책으로 “건강에 좋은 거니까 많이 드세요”하며 살짝 웃을 수밖에.

 

차 마시기가 어렵긴 어려운지 육우의『다경(茶經)』에도 차 마시기[六之飮] 9가지 어려움을 이렇게 얘기한다. 법도에 맞게 만들기, 품질을 식별하는 법, 만드는 도구와 차 마시는 그릇, 불 다루는 법, 좋은 물을 구할 것, 차를 덖고 말리는 일, 차를 가루 내는 일, 물 끓이는 법, 차 마시는 법 등이다. 여기에서 ‘차 마시는 법’이란 ‘여름에는 많이 마시고 겨울에는 안 마시는 것이 그 마시는 법이 아니다[夏興冬廢]’라는 말로, 밥 먹듯[茶飯事] 해야 한다는 뜻이다.

 

또한 초의선사의『동다송(東茶頌)』에는 ‘차 마시는 법[飮茶之法]’을 이렇게 적었다. “차를 마시는 법에는 사람(客)이 적은 것을 귀하게 여긴다. 사람이 많으면 시끄럽고 시끄러우면 아담한 정취가 사라진다. 혼자 마시는 것을 신(神)의 경지라 하고, 둘이면 뛰어난 아취라 하고, 서넛은 멋있다고 하며, 대여섯이면 덤덤하다고 보며, 일곱 여덟이면 나눠 마시는 것과 같다”는 것이다.

 

그러나, 차의 덕목이 아무리 뛰어나고 탁월한 효능이 과학적으로 밝혀졌다 하더라도 밥 먹고 물 먹듯 언감 쉬운 일인가. 게다가 차 한 잔 마시기까지의 과정이 얼마나 번거롭고 까다로운 일인가. 또한 차가 비록 ‘쓰고, 떫고, 시고, 짜고, 달다’는 다섯 가지 맛이 오장(五臟 : 심, 폐, 위, 장, 간)을 잘 다스려 몸에 좋은 약이라고는 하나, 요즘처럼 인스턴트의 강한 자극으로 길들여진 혀끝에는 차의 맛 또한 별 재미가 없다.

 

그렇다면 茶를 과연 어떻게 마실 것인가.

조주선사는 ‘끽다거’요, 육우는 ‘다반사’요, 초의선사는 ‘홀로 마시라’고 하였거늘, 산에 오르는 길이 여러 갈래이듯 체질에 맞는 차를 골라 상황에 알맞게 늘 애인처럼 곁에 두고 사랑하는 것이 잘 마시는 것 아닐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