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情’


 

미운정 고운정이라는 말이있습니다.

우리나라 사람이라면 다 알고 있는 말이라 생각합니다. 그러나 그 ()’ 이라는 단어가 주는 고유의 뉘앙스는 우리 국민들만이 느끼는 단어라는 것을 아십니까?

 

유학생활을 한 지인으로부터 이런 얘기를 전해 듣고는 정말 놀라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사람이라면 누구나 느끼는 ()’ 이라는 것이 가슴에 있는 줄 알았습니다.

 

물론 나라마다 ()’을 표현하는 방식도 다르고 그에 버금가는 단어도 있겠지만 끈끈하게 느껴지고 가슴으로 전해지는 우리나라 고유의 정서인 ()’이라는 단어는 보기 힘들다고 합니다.

 

돌이켜보면 제가 다문화 관련 일을 시작하게 된 동기도 당연히 때문에 시작이 되었고 지금도 그 때문에 다문화 친구들과 계속적인 만남과 더불어 어려운 환경을 헤쳐나아가고 있습니다.

 

2007년부터 본격적으로 우리나라에 들어온 이주여성들, 근로자들을 위해 몇년 전부터 함께 해오면서 한국의 정을 느끼게 하고 싶어서 시작한 일이지만 때로는 그딴 이 뭐라고, “그들을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 “왜 해야 하는지?” “하고나면 무엇이 달라지는데?” 하면서 무슨 나라를 구하는 심정으로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 싶지만 초심을 생각하며 오늘도 그들과 함께 앞으로의 일을 고민하고 또 다른 계획을 세워가며 끈끈하게 정을 쌓아가고 있습니다.

 

그들이 앞으로 이 나라에서 정착을 하건 자국으로 되돌아가든 우리의 마음인 그 ()’ 만큼은 꼭 잊지 말기를 바라는 작은 바램인 것입니다. 요즈음 우리 친구들과 생활을 하면서 보고 듣고 느끼는 이야기는 온통 다문화라는 말의 감옥으로 둘러싸여 있습니다. 그러나 정작 그들이 원하는 것은 한국인으로서 한국사람답게 생활하고 싶다는 너무나도 당연한 소망임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지만 세상은 그렇게 녹록하지 않습니다.

인디언 속담에 빨리 가려면 혼자가고 멀리 가려면 함께 떠나라라는 말이 있습니다. 다문화 문제도 우리 모두가 조금만이라도 관심을 가져준다면 훨씬 수월하게 풀어갈수 있는 문제라 생각합니다.

 

이 땅에서 살아가는 그들이 언젠가는 떠날 수도, 계속 남아있을 수도 있겠지만 남아있는 사람 들은 현재도 우리 국민이고 앞으로도 대한민국의 국민이며 대한민국의 미래를 책임질 사람 들입니다. ‘다문화수용에 대한 인식개선을 통해 편견 보다는 우리의 ()’이 자연스레 묻어나 오는 국민이 될 수 있도록 함께 돕고 나누며 더불어 행복하게 사는 것 또한 우리의 몫이라 생각합니다.